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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녀를 위한 육아공부

가정에서 시작하는 권리교육: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영유아 권리 5가지

by 샤랼라 2025. 4. 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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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애가 말을 안 들어요. 자꾸 ‘싫어’라고 해요.”
 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‘거절’을 ‘버릇없음’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. 하지만 그 ‘싫어’ 한마디 안에는 아이의 감정, 생각,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. 아직 어휘는 부족하지만, 아이도 분명한 ‘사람’입니다.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가진 존재죠.

영유아 권리는 거창한 이론이 아닙니다. 말하는 방식 하나, 아이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태도 하나에서부터 시작됩니다.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‘가정’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일상에서 부모가 꼭 알고 실천해야 할 영유아 권리 5가지를 함께 살펴보려

합니다. 그저 ‘잘 키우고 싶다’는 마음만 있다면,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.

 

 

1. 감정을 표현할 권리

“왜 우는지 모르겠어요. 자꾸 짜증만 내요.”
사실 아이는 이유 없이 울지 않습니다. 어른처럼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뿐입니다. 아이는 불편할 때, 억울할 때, 또는 단순히 피곤할 때 울고 짜증을 냅니다. 이때 “그만 울어!”, “별 것도 아닌 걸로 왜 그래?” 하는 반응은 아이의 감정을 억누르게 만들 뿐입니다.

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때, 아이는 ‘내 감정은 소중한 것이구나’라는 감각을 익히게 됩니다. “속상했구나”, “그럴 수 있어” 같은 짧은 말이 아이에게는 위로이자 권리의 존중입니다.

2.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

아이가 옷 입기를 거부하거나 기저귀 갈기를 싫어할 때, 어른들은 종종 “왜 이렇게 말 안 들어!”라고 혼내기 쉽습니다.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‘내 몸인데 왜 묻지도 않고 만지지?’라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.

작은 몸이라도 아이의 신체는 온전히 그 아이의 것입니다. 옷을 갈아입히기 전 “이제 옷 갈아입자, 도와줄게”라고 한마디 설명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.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어릴 때부터 경험한 아이는 이후 타인의 접촉이나 행동에 대해 “싫다”고 말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.


3. 거절할 수 있는 권리

세 살 아이가 장난감 정리를 하기 싫다며 “싫어!”라고 말했습니다. 그 말에 화가 난 엄마는 “엄마 말에 토 달지 마! 지금 당장 정리해!”라고 소리쳤습니다.
이 장면은 많은 가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지만,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말한 것뿐입니다. 억지로 강요당하면 아이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, 타인의 말에 무조건 따르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.

거절은 버릇없는 행동이 아니라 자기표현입니다. 아이가 “싫어”라고 말했을 때, “왜 싫은지 말해줄래?”, “그럼 언제 하고 싶어?”라고 묻는다면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조율하는 방법을 배웁니다. 그 작은 대화가 평생의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씨앗이 됩니다.


 4. 선택할 권리

어른에게는 너무나 사소한 선택, 예를 들면 어떤 옷을 입을지, 어떤 간식을 먹을지조차도 아이에게는 큰 결정입니다. “이거 먹어”, “그 옷 입어”가 아닌 “이거랑 저거 중에 뭐 먹고 싶어?”, “이 두 개 중에 어떤 옷 입고 싶어?”처럼 선택권을 주면 아이는 스스로 결정하는 경험을 통해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우게 됩니다.

선택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아이는 자존감이 높고, 자신이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. 이는 학습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도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.


 

5. 실수할 권리

컵을 엎지르거나, 음식을 쏟거나, 색칠을 삐뚤게 하는 건 어쩌면 아이에게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. 하지만 많은 어른들은 “조심하랬지!”, “왜 자꾸 흘려!”라고 야단치곤 합니다.
그때마다 아이는 실수를 두려워하게 되고, 도전보다는 회피를 선택하게 됩니다.

실수는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부입니다. 아이가 실수했을 때 “괜찮아, 다음엔 조심하면 돼”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. 실수할 권리를 존중받는 아이는 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로 자라납니다.


 

영유아의 권리는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. 부모의 말 한마디, 기다려주는 태도, 아이 눈높이에 맞춘 배려에서 시작됩니다.
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할 수 있고, 몸과 마음이 존중받으며 자라나는 가정. 그것이 바로 아이에게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세상입니다.
권리교육은 먼 미래가 아닌 오늘 저녁 식사 시간에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. 지금, 부모인 당신이 아이의 첫 번째 권리 지킴이가 되어주세요.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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